새로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채 굳게 마음을 닫아버린 한 아이의 외로운 일상을 그렸습니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친구 없이 혼자 겉도는 아이의 두려움을 '들리지 않음'이라는 설정으로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하지만 등굣길에 무심코 만든 눈사람이 누군가의 손길에 변화된 모습을 보며, 아이는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던 주변의 다정한 '사랑'을 발견합니다. 낯섦이라는 벽을 허물고 서로의 세계가 연결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통해, 관계와 용기 그리고 사랑의 의미를 아름답게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암으로 엄마를 떠나보낸 승우에게 5년 만에 아빠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기억 속 아빠의 자리는 비어 있고, 눈앞의 아빠는 말투도 행동도 거칠기만 합니다. 낯선 아빠의 트럭에 올라 집으로 가는 길, 승우의 마음속엔 불안이 가득 차오릅니다. 선택적 함구증으로 입을 닫은 아이와 서툰 아빠는 여정 내내 부딪히지만, 길 위에서 겪는 사건들은 오히려 서로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는 통로가 됩니다. 엄마의 빈자리를 안고 비로소 마주하게 된 두 사람. 서로에게 천천히 스며들며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모노타이프 판화 작업으로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위로를 건네고 힘을 나누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친구가 없어요』는 대조적인 두 번의 하루를 보여주는 형식이 특징입니다. 혼자만의 틀 안에 갇혀 있을 때 우리는 단 하나의 세상만 볼 수 있지만, 그곳에서 한두 걸음만 떨어져 나와도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두 부분으로 나뉘는 구조를 통해 하나의 상황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안개 낀 새벽,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의식을 마른 세수로 달래며 밖으로 나설 채비를 마칩니다. 동장군이 놀랄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서니 이슬을 머금은 공기가 훅 들어오며 반가운 인사를 건넵니다. 푸드득 날아오르는 이름 모를 새의 날갯짓과 청량한 지저귐을 벗 삼아, 고요한 산길에 켜켜이 쌓인 나뭇잎 위를 조심스레 한발씩 내디디며 산 중턱의 약수터에서 한가득 물을 담아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