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길은 아이의 모든 것을 대신해 줍니다.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밥을 먹고, 노는 것, 그러니까 말하자면 하루의 모든 일과를요.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스스로 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자, 아이는 조금씩 조금씩 색깔을 잃어 가다 결국 새카만 공이 되어 버립니다. 과연 아이는 길 위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까요? 아이는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잠깐만요!” 자코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해요. “이 식물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들은 식물의 좋은 점을 누리기로 했어요. 받아들임은 그래서 결코 패배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의 한계를 아는 겸허한 인지이고, 아픔을 삼킨 뒤 고개를 끄덕이는 용기이고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내딛는 시도입니다. 마음의 공간에 낯설고 껄끄러운 별일을 들여놓습니다. 앞에서만 보던 것을 옆에서도 보고 뒤에서도 보고 뒤집어서 헤아려 봅니다. 별일이 우리에게 온 이유를 찾아봐요.별일이 빚어낸 새로운 맛을 느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