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거짓말을 지상 최고의 가치로 알고 살아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나라,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해서 코가 가장 긴 사람이 존경받는 나라, 어디서도 들어 본 적 없는 조금 이상하고 기상천외한 나라, ‘코코코 나라’입니다. 긴 코가 어찌나 중요했던지 이 나라 사람들의 모든 것은 ‘코’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코를 가꾸기 위한 각종 시설과 장식물들이 차고 넘치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름도 모두 한결같이 ‘코’로 시작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나라에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쳐 옵니다. 곳곳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난데없이 픽픽 쓰러져 죽어갑니다. ‘Z-바이러스’라는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 겁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꼭 영원한 것이 아니기에, 어떤 순간 사라질 기억도 있을 테고. 아버지와의 기억은 더군다나 물어볼 사람이 이제 없으니까 꼭 남겨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아버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여러 가지 감정을 품고 있어서 언젠가 한 번쯤은 정리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결국 제 삶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보니 스스로를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었어요.